최근 경기침체에 원화가치마저 떨어지며 수입 주류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위스키 시장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불황에 허덕이는 주류 업계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아이템이 싱글몰트 위스키다.
지난해 싱글몰트 위스키는 4만372상자가 팔리며 전년 대비 18.3%나 성장했다. 이 중 글렌피딕의 싱글몰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3.3%, 올해 1월엔 60.5%에 달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 중 한 곳입니다. 올해도 한국의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글렌피딕의 로버트 힐(Robert Hill·43) 수석홍보대사는 “한국은 이제 본격적으로 싱글몰트 위스키 성장기에 접어들어 업체끼리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우리로선 한 마디로 길게 본 투자였다”고 자신했다.
위스키는 제조 과정과 원료에 따라 몰트(Malt), 그레인(Grain), 블렌디드(Blended)로 나뉜다. 몰트 위스키는 별도의 블렌딩 없이 100% 맥아로 만든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 중에서도 단일 증류소에서만 생산되는 위스키로 일반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개성이 강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힐 홍보대사는 “한국에서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는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음주 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렌피딕을 생산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WGAS)는 1886년 설립된 스코틀랜드 고유의 위스키 제조사다.
글렌피딕을 비롯해 발베니(Balvenie), 그랜츠(Grant’s) 등을 생산하는 세계 3위 주류 회사다. 힐 홍보대사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한국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위스키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새로운 글렌피딕 제품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졸업 후 20년 넘게 글렌피딕에서 일해 온 그는 글렌피딕의 홍보대사와 함께 글로벌 온트레이드(On trade) 디렉터를 겸하고 있다. 온트레이드란 바, 클럽, 레스토랑 등 소비자들이 직접 마실 수 있는 유통 채널을 뜻한다. 반면 오프 트레이드(Off trade)는 마트나 주류 전문점 등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유통 채널을 말한다.
힐 홍보대사는 글렌피딕이 팔리는 전 세계 레스토랑과 바를 찾아다닌다. 덕분에 1년에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도 몰트 위스키를 갖춘 바들이 늘고 있다”며 “신라호텔과 파크하얏트호텔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힐 홍보대사가 추천하는 글렌피딕 음용법은 얼음과 함께 마시는 온더록(on the rock) 스타일이다.
그는 “늦은 밤 친구와 함께 온더록으로 글렌피딕을 기울이다 보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렌피딕은 12년산부터 15?8?1?0?0년산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신선한 향이 돋보이는 12년산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상시키는 15년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