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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NTINE’S ENTREPRENEURIAL SPIRIT] 김소연 에스팀 대표
뉴욕 런웨이를 개척하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최고의 결정체를 찾는 장인정신, 시장을 읽는 선견력, 안주를 거부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김소연 대표는 에스팀을 한국 최고의 모델 에이전시로 키웠다. 그는 조지 발렌타인의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인이다.

한국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을까. 2000년 대 초반만해도 모델업에 종사하는 이들 대부분은 부정적이었다. 신체 조건, 언어, 글로벌 네트워크, 패션산업 규모 등 뭐 하나 내세울 게 없었다. 하지만 2003년 모델 에이전시 기업 에스팀을 설립한 김소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준비만 충분하면 언제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2004년 김 대표는 소속사 대표 모델인 송경아씨와 함께 뉴욕으로 떠났다.

한국 모델의 해외 진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에이전시에 모델 프로필을 보내고 마냥 연락을 기다리는 게 전부였다. 김 대표는 “뉴욕의 유명 에이전시에 하루에 찾아오는 모델 지망생만 수백 명”이라며 “그들은 한국에서 보낸 프로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기로 했다. “처음에는 만나주지도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계속 문을 두드렸죠. 석 달 가까이 뉴욕에서 버티며 기회를 찾았습니다.”

조금씩 김 대표와 송경아씨에 대한 이야기가 퍼졌다. 개성 있게 생긴 동양 모델이 있는데 제법 실력이 있다는 평가였다. 하나 둘 연락이 됐고 나중엔 제법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뉴욕의 주요 패션쇼에서 한국인 모델이 런웨이를 걷게 됐다. 한 명이 길을 닦아놓자 다음부터는 순조로웠다. 뒤이어 한혜진·김다울·이혜정이 뉴욕에 진출했다. 프랑스와도 연결이 됐다. 뉴욕 패션 담당자가 에스팀은 믿을 수 있다며 추천해준 것이다. “이제는 해외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입니다. 저희를 믿고 불러주는 만큼 최선을 다해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최고의 결정체를 찾는 장인정신, 시장을 읽는 선견력으로 새 길을 개척했기에 김 대표는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는 조지 발렌타인의 기업가 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발렌타인은 식료품 가게 점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지만 최고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발렌타인은 남다른 집념으로 한 분야에 몰입해 자신만의 양조기법을 터득하고 완성했다.

김 대표는 대학 시절 모델과 인연을 맺었다. 175cm의 훤칠한 키와 날렵한 체형 덕에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했다. 일에 재미를 느낀 그는 졸업 후 전문 모델로 나섰다. 하지만 6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런웨이를 걸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이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지요.”

다음 행보를 고민하던 김 대표는 패션쇼 기획 분야에 눈을 돌렸다. 차츰 실력을 쌓아 패션쇼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다시 모델업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무대 위에 오르는 모델을 관리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이었다. “모델이 좀 더 대중과 가까워지기를 원했습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재능을 살려주며 모델이 대중성 있는 문화적 콘텐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에스팀은 한국 모델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모델의 해외 진출을 이끌었고, 2006년에는 음반, 도서 등 아트웍 사업을 전개했다. 한국 최초의 패션 전문 프로그램도 김 대표의 손에서 시작됐다. 음악 전문 채널인 엠넷과 손 잡고 모델 양성 프로그램인 ‘I am a Model’을 기획·연출해 연이어 히트시킨 것이다.

“패션 전문 방송은 성공이 예견된 카드였습니다. 누가 먼저 뽑느냐가 관건이었죠. 외국에서는 유명 브랜드들의 패션쇼 필름이 시중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패션을 메인 주제로 다룬 뮤지컬과 연극이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김 대표의 도전정신에 혀를 내두른다. 한번 마음 먹으면 누가 뭐래도 꺾지 않는다. 김 대표의 모습은 조지 발렌타인의 도전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저렴한 대량생산 방식의 위스키가 아닌 섬세한 맛을 지닌 최고급 위스키를 고집했다. 주위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해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발렌타인은 오늘날 최고의 위스키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에스팀은 모델들의 패션쇼, 드라마, 영화, 광고 캐스팅 등을 기획·지원하고 있다. 또 Gucci, Celine, Fendi, Ferragamo, DKNY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Miss Gee Collection, Jardin de chouette, KUHO 등의 컬렉션을 포함해 매년 수십 개의 패션쇼를 기획·연출하고 있다. 패션 TV 프로그램 기획·출판·음반발매·파티기획·의류 브랜드기획부터 모델 지망생을 위한 모델 아카데미 EStudio 운영까지 활동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패션 산업은 이제 걸음마를 뗀 아이 같습니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키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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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호 (20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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