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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 진출하기 

 

12억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 최근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처로 자주 문의하는 곳이다. 내수시장이 탄탄해 중국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섣불리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근래 들어 국내의 전통적인 대기업은 물론 제4차 산업혁명 등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많은 스타트업 및 중견기업의 아웃바운드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종래에는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나라 시장을 두드리는 인바운드 거래의 규모 및 빈도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아웃바운드 거래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야흐로 아웃바운드 시대가 도래한 듯한 느낌이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역사적인 사건이 대변하듯, 한국 기업들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방증으로 이해된다.

한국 기업들의 아웃바운드 투자처로 주목받는 국가 중 인도가 있다. 전통적으로 많이 진출하는 미국, 유럽 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하고, 문화적으로 덜 익숙한 국가이지만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내수시장은 투자처로서 큰 매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는 이처럼 많은 국내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인도 시장에 진출할 경우의 고려사항에 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내용 중 상당수는 다수의 아웃바운드 업무를 수행하며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내용 및 인도 로펌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내용을 기초로 한다.

인도 입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무역 파트너국이다. 지난해에만 약 48조 달러 상당의 투자금이 직접투자로 유입되었으며, 인도 시장에 투자되는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철강업, 자동차 산업과 같은 전통적 산업 분야에 많이 투자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핀테크, IT와 같이 새로운 분야에서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뷰티산업, 내수 투자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해외 자본에 기회가 많은 헬스케어와 식음료 분야는 주목할 만하다는 현지 평가가 있다.

인도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분야

인도 내 해외직접투자 관련 규제는 상당히 폐쇄적이고 경직되었다고 평가받던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법령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FEMA(Foreign Exchange Management Act, 1999)이다. 인도 시장으로의 인바운드 측면에서 보면, 산업 분야별로 특별한 사전승인 없이 자동으로 투자가 허용되는 분야가 있는 반면, 일정한 산업에 속하거나 특정 산업 내에서도 일정한 형태의 투자를 채택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인도 당국으로부터 투자승인을 받아야한다.

가령, 최근 성장하는 이커머스(e-commerce) 산업의 경우, 인도 소매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인식되어 투자 관련 문의가 많은데, FEMA 규제상 외국투자의 경우 마켓플레이스 모델(marketplace model)만 해외직접투자가 허용되고, 직매입 모델(inventory-based model)은 해외직접투자가 허용되지 않는다. 금융산업도 49% 지분율까지는 별도 승인 없이 투자가 허용되지만, 그 이상은 사전승인이 필요하며, 최대 74%까지만 해외직접투자가 허용되는 등 규제가 작동한다.

참고로, 최근에는 인도 내 중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행정명령이 발령되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홍콩, 파키스탄 등의 자본은 정부의 사전승인하에서만 해외직접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규제 상황은 상대적으로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어 보인다는 현지 의견이 많다.

투자 대상 회사 형태는 다양한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러 핀테크·IT 기업은 대부분 세무상의 이유로 파트너십 형태를 많이 취하고 있다.

해외법인은 약 40% 소득세

인도는 크게 중앙정부와 이를 구성하는 각각의 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제는 크게 (1) 중앙정부가 부과하는 직접세(법인세, 소득세 등), (2) 중앙정부가 수입 물품에 부과하는 관세, (3) 중앙정부 및 각 주가 부과하는 GST(부가가치세와 유사)로 나뉜다. GST의 경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주마다 부과 체계 및 방식이 달라서 인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데 여러 어려움을 초래했으나 2017년경 중앙정부 차원의 GST가 도입되면서 통일적이고 일관되게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소득세는 내국기업의 경우 매출액에 따라 약 30~35% 세율이 적용된다. 해외법인의 경우 약 40%에서 업종에 따라 45%까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데, 2019년 10월 1일부터 2023년 4월 1일까지 사업을 개시한 제조업체에는 17.16%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조세 혜택이 제공된다. 이러한 낮은 세율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위 기간 내 사업을 개시한 기업들에는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어 경영상 큰 이점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실제 이러한 세제적 혜택에 매력을 느껴 여러 해외 기업이 제조시설을 인도로 이전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웃바운드 투자는 생소한 법적·경제적·문화적 환경으로 인해 진출하려는 시장에 대한 면밀한 사전조사 및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혜택을 잘 활용하면 큰 부가적 이익을 얻는 기회도 열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충분한 조사 없이 성급히 진출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해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쳐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낭보가 많이 들리기를 기대한다.

- 이재홍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2108호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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