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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여전히 산적한 과제 

 

생성형 AI는 산업과 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지만, 과장된 기대와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를 인식해야 하며, 기술적·사회적 문제 해결과 신중한 적용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는 생산성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지만 오남용, 편향성은 개선돼야 한다. / 사진:GETTYIMAGESBANK
생성형 AI가 수많은 산업과 기업, 사업 프로세스를 변혁할 강력한 기술이란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2025년까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7억5000만 개 앱이 개발·구현되면서 디지털 업무 프로세스의 50%가량이 자동화될 전망이다. 생성형 AI는 대부분의 사업 프로세스뿐 아니라 공공·민간 부문의 가치 흐름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확실히 보여준 가능성

생성형 AI는 의사결정이나 협업처럼 이전에는 지식근로자의 전유물로 취급됐던 ‘창의적’이고 복잡한 업무들을 자동화해주면서 인간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강화하는 역량을 지녀 파괴적 변혁의 힘으로 인정받는다. 지식근로자에게 생성형 AI는 육체노동을 자동화한 로봇 공학만큼의 파급력이 있다. 일각에서 생성형 AI를 두고 ‘인지능력의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탠퍼드에서 실시하는 튜링 테스트를 챗GPT가 통과하면서 생성형 AI 기술이 가진 힘은 이미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2030년쯤에는 생성형 AI가 다수 업무에서 중간 수준의 인간 노동자가 낼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의 창의력뿐 아니라 자연어 이해와 생성, 발표·시연, 표현, 감각 인지, 사회적·감정적 추론 등이 포함된다.

경제적 영향과 시장 보급

생성형 AI가 가져올 파급력은 엄청나다. 맥킨지는 그 가치가 3조5000억~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엔비디아는 “인터넷보다 클 것”이라고 표현한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주장은 얼마나 과장된 것일까? 생성형 AI가 가져올 실제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기술 차원에서 봤을 때, 생성형 AI의 보급은 2년 만에 시장 침투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유례없이 높다. 인터넷 초기 보급률과 비교하면 두 배나 높은 기록이다.

생산성 측면에서 보자. 인터넷 혁명으로 연간 생산성 증가율은 초기인 1996~2000년에 1.5~2.75%였고, 2001~2004년에는 3.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2012년까지 생산성은 인터넷 혁명 이전 수준으로 다시 낮아졌다. 생성형 AI는 과연 비슷한 궤적을 그릴까.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그저 그런 기술(so-so technology)’로 명명한 기술이 확산되며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저 그런 기술’은 실질적인 생산성 개선 없이 혁신을 안겨줄 것이라며 변죽만 울리는 AI 기능을 뜻한다. 기업들이 의미 있는 사용 사례나 확실한 가치 제안 없이 기존 제품에 AI 기능을 성급히 욱여넣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AI 기능을 도입하면 생산성을 제고하기 보다는 작업의 복잡도만 올라가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워크플로를 학습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그로 인한 업무의 개선 정도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례로, 지금 다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기존 제품에 생성형 AI 기능을 서둘러 도입해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AI 기능을 넣는 건 대부분의 경우 피상적 개선에 불과해서 인간의 투입 노동력을 크게 줄여주지 않고 작업물의 품질을 높여주지도 않는다. 이런 ‘보여주기식 혁신(innovation theater)’은 생성형 AI가 가진, 진정으로 혁신적인 잠재력을 희석하는 한편, 시스템의 복잡도를 높이고 이용자 경험을 저해할 수 있다.

반면, 자체 데이터를 가지고 사용 사례를 신중하게 선택한 기업들은 투자수익을 올리고 생산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기술적·사회적 우려

생성형 AI 기술의 특성상 생겨날 수밖에 없는 ‘환각’ 효과와 부정확한 답변을 생각해봤을 때 신뢰도와 안정성을 100% 달성하는 건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 생성형 AI 프로젝트들을 경험한 결과가 이를 확인해준다. 특히 정확도는 무엇보다 먼저 개선되어야 할 과제인데, 생성형 AI의 오용, 편향, 독성 등의 이슈로 난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AI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줄이고 특정 선을 넘지 않도록 안전 범위를 설정하는 데 투자하고 있지만, 정확도는 일시적 버그가 아니라 생성형 AI에 내재된 한계라서 당분간 인간의 감독(개입)이 계속되어야 한다.

잠재력이 있긴 하지만, 지금 생성형 AI 앞에는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LLM이 일반 상품처럼 보급되기 시작하고 GPT-4에서 GPT-5로 한 단계 도약한다 해도 이제는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때 이전만큼의 극적인 개선 사항은 보기 힘들 수 있어서 생성형 AI가 무어의 법칙에 맞는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어두운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생성형 AI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SNS가 사회적 고립을 전염병처럼 퍼트린 것처럼, 생성형 AI에 환각과 오용, 독성과 편향성 등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보니 SNS와 비슷한, 또는 그보다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있다. SNS가 정치적 양극화와 청소년 우울증을 심화하고 있음을 목격한 만큼, 생성형 AI 초기에 이를 제대로 통제할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임을 알 수 있다.

생성형 AI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컴퓨팅·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기술기업과 시장 선도 LLM을 개발해낸 일부 스타트업들이 생성형 AI가 창출할 가치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승자라고 한다면 차별화된 데이터세트와 확실한 사용 사례를 확보한 대기업 정도다.

가야 할 길

가트너가 발표한 기술 기대감 주기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현재 부풀려진 기대감의 꼭대기에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생성형 AI는 과장광고와 기대가 난무하는 최정점에 있다는 뜻이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애프라즈 재프리는 “이제 생성형 AI에 해당하는 기능은 소프트웨어의 모든 부분에 어떻게든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능이 실질적으로 생산성을 개선해주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규제 환경과 현재의 정치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생성형 AI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부의 집중과 오남용, 편향성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기술적 잠재력과 실질적 이행 사이 균형을 잘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분기점에 있다. 생성형 AI의 성공은 기술적 역량으로만 결정되기보다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며 실제 인간의 작업 결과물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될 것이다. 이제 관건은 생성형 AI가 사업을 혁신할 것인지가 아니라 인류가 과거 기술혁명에서 목도했던 함정들을 잘 피해가면서 AI 기술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맹목적 보급이나 도매급 거부보다는 기술 발전과 인류 복지 모두를 우선시하며 생성형 AI를 신중히 구현하는 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 Saeed Elnaj 포브스 기고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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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호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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