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제조 현장에 가보니 하나의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균 5개 이상의 복합 공정이 필요한데, 제조업 특유의 높은 설비투자(CAPEX)로 인해 각각의 제조처가 담당할 수 있는 공정의 한계를 발견했어요. 한 업체에서 모든 공정을 처리할 수는 있으나, 그럴 경우 단가가 크게 상승한다는 문제가 있었죠. 그렇지 않을 때는 구매자가 여러 영세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의뢰·관리해야 하는 등 비효율이 심각했습니다.”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금속가공 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안재민 비링커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세대 학부연구생 시절에 창업을 결심했다. 그리고 분산된 공정을 소프트웨어로 오케스트레이션해 고객사가 단일 창구만으로 원하는 가공품을 전부 공급받을 수 있는 ‘팹리스 위탁생산 기업’ 비링커를 설립했다. 비링커는 국내외 200여 개 제조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동화장비·산업기계·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가공품을 공급한다. 특히 대기업·중견기업과 협력해 2024년에는 전년 대비 약 6배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그는 위탁생산 사업을 수행하며 비효율적인 요인을 추가로 발견했다. 제조업 현장에서 도면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 역시 개선에 나서 내부 용도로 개발했던 AI 기반 제조 도면 관리 솔루션 ‘비링커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에 나섰다. 비전 AI를 이용해 도면의 모든 정보를 스크리닝·정리하고, 가공품 생산에 필요한 부가 기능까지 제공해 소통·자료 관리의 비효율을 해소해나갔다. 많은 제조사로부터 이 역시 호평을 받으며 비링커는 비즈니스모델을 확대할 수 있었다.“비링커의 가장 큰 독창성은, 직접적인 생산설비가 없는 ‘가상 공장(Virtual Factory)’을 지향하며 고객사에는 유연하고 신속한 생산공정을, 협력사에는 새로운 판로와 안정적인 일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죠.”안 대표는 비링커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영세 제조업체들의 공정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수출 기회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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