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유망한 핀테크 기업 뒤에는 서울시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지난해 연말 ‘2024 서울핀테크 더 퓨처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정일 머니스테이션 대표를 만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서울핀테크랩의 입주 지원 자체가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정일 머니스테이션 대표의 일성이다. 머니스테이션은 지난해 말 서울시와 서울핀테크랩이 개최한 ‘2024 서울핀테크 더 퓨처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전도유망한 기업이다. 서울핀테크랩에서 3년간 입주 지원을 받은 후 지난해 9월 이곳을 ‘졸업’했다. 최장으로 입주할 수 있는 36개월을 다 채운 셈이다.“입주 지원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체에 특화된 교육이나 멘토링 커리큘럼을 잘 운영해줘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 여의도 금융사들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 대표는 창업자들이 보는 뉴스레터, SNS 채널에서 서울핀테크랩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한 번의 고배 끝에 2021년 입소했다. 그는 “초기 허들이 그렇게 낮은 편은 아니지만, 개념 증명이 된 아이템이 있거나 매출이나 투자금액이 억원 단위면 지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머니스테이션은 금융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분석 솔루션인 ‘시그널엔진’과 소셜투자플랫폼 ‘머니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증권사나 가상자산 거래소, 파생상품 거래소가 우리의 주요 고객인데, 시장이 커지면서 수수료를 낮추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이들이 수수료를 낮추지 않으면서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도와줄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서비스로 시그널엔진과 머니스테이션을 많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시그널엔진과 머니스테이션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내에서 이용자들의 투자를 돕고 있다. 시그널엔진은 AI 기술을 활용해 주식시장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름에만 오르는 종목을 찾아주는 ‘계절성 추적 기술’과 악재에도 꾸준히 성장 중인 종목을 찾는 ‘모멘텀 분석 기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머니스테이션은 스레드처럼 개인이 직접 작성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현재 업로드된 콘텐트 수는 11만 건을 훌쩍 웃돈다. 심지어 한 증권사의 MTS에는 머니스테이션이 대형 포털사이트의 종목토론실보다도 먼저 배치돼 있다. 이 대표는 “머니스테이션이 콘텐트 기반이어서 글뿐만 아니라 사진, 영상 등도 많이 업로드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 것을 우선순위로 먼저 넣어주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머니스테이션은 해외로도 발을 넓혀가고 있다. 2024년 11월에는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과 손잡고 ‘시그널엔진 베트남’을 현지에 론칭했다.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의 MTS인 ‘산씬하’에 탑재됐다. 이 서비스는 서울시가 소개한 신한금융 베트남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 개발과 투자 검증 과정을 거쳤다.이 대표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투자 정보나 분석 도구를 쓰다가, 제가 직접 그것을 만들어냈고, 이제는 다른 이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더 많은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lee.jeongeun2@joongang.co.kr _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