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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무 살 ‘방황의 시작’이다. 50권째 소설은 이곳서 쓰리라 

특별기고 | ‘68세 대학생’ 김이연 작가의 캠퍼스 일기 

사진 정치호 월간중앙 사진기자 [todeho@joongang.co.kr]
기숙사 싱글베드 누워 천장을 본다…점심 카레, 저녁 꽁치 모두 좋아 읽은 책들은 포만감 느끼게 해…상한 우유 먹고 토한 뒤 몹시 우울 캠퍼스의 7홀 골프코스 매력…나이 3배 많은 학우와 강의 듣는 게 불편하지? 중견작가 김이연 씨가 2009년 3월 충북 괴산의 중원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1980년대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 작가였던 그가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에 ‘09학번’이란 이름표를 달고 어린 20대 학생과 어깨를 맞대고 캠퍼스를 누빈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보내왔다.
나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다본 적이 없다. 돌아다볼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가는 것이 낫다.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시간이 곧 내가 걸어온 길이다.내가 살아가는 길은 반환점이 없는 길, 앞으로 가기만 하는 길이다. 더 천천히 더 빨리 아니면 그 자리에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면서 갈 수는 있어도 되돌아갈 수는 없다. 도중에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마스크를 바꿔 쓰기도 하고 이름표를 바꿔 달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본체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그런 변장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내가 즐거우라고 내가 행복하라고 그렇게 할 뿐이다.



2009년 3월 2일 월요일 맑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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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호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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