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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행 | 폴란드 크라쿠프(Krakow) 

깊게 웅크린 동유럽의 도시
왕들이 거닐던 땅… 아픈 전쟁의 생채기를 만나다 

크라쿠프=글·사진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
폴란드 크라쿠프는 깊게 웅크린 도시다. 깊어서 빛이 다르고 드리워진 음영도 투박하다. 거리를 다니는 트램의 바퀴 소리마저 더딘 템포로 흐른다. 아픈 기억이 서린 아우슈비츠가 아니더라도 정제되지 않은 도시는 숱한 사연을 간직한 채 고요하게 엎드려 있다.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깊은 동유럽’을 만나기는 힘들다. 여행자로 가득 채워진 프라하의 카를 교나 부다페스트 왕궁에 서면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와 있는 듯하다. 다국적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언어, 빠른 발소리는 귀를 어지럽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크라쿠프는 동유럽의 달그락거리는 돌길이 어울리는 도시다. 거리에 흐르는 언어는 무뚝뚝해도 통일감이 있다. 비스와 강에는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처럼 유람선이 번잡하게 다니지도 않는다. 주민들은 9월 말 꺼낸 두꺼운 외투를 5월 초까지 입는다. 오스트리아 빈과 체코 프라하에서 열차로 8~9시간. 크라쿠프는 쉽게 다가가기 힘들도록 깊게 웅크려 있다. 흐린 날이면 중세의 마을처럼 구름이 낮게 드리우는 풍광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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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호 (201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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