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책갈피] 흔들리는 것이 있어야 비로소 눈에 보인다 

‘인간 하루키’의 소소한 일상을 만나다…
에세이·수상소감 등 30년 작가 인생 한 권에 엮어  

장원석 이코노미스트 기자 ubiquitous83@joongang.co.kr
몇 해 전 누나가 일본에 다녀온다기에 도쿄나 오사카쯤 여행을 가나 했습니다. 대답은 달랐습니다. “하루키가 사는 동네를 둘러볼 거야.” 그는 하루키를 무슨 초등학교 동창 얘기하듯 했습니다. “그 사람이 걷는 땅을 걷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거야. 그게 다야.” 어머니는 미쳤다고 했고, 제 의견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 뒤 일본에 가서 하루키가 먹었다는 도시락인지 튀김인지를 먹고 온 누나는 마냥 행복해 보였습니다.



또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누나가 귀히 여기던 책장에서 책을 꺼내 보곤 했는데 가끔 돌려주는 걸 까먹어도 누나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누나가 언제부터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책 빨리 가져와” 하고 다그치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 책의 저자는 하루키였습니다. 어찌됐건 그렇게 한두 권씩 훔쳐보다 보니 저 또한 하루키의 새 책을 기다리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201호 (2012.01.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