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심층취재

Home>월간중앙>특종.심층취재

[2020년 충청권 언택트 여행지 11選] 부여군 

백제의 품 안에서 현대의 문화를 만나다 

‘부여군=백제’란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부여군에선 단순히 백제의 문화만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부여 10경과 함께 수륙양용버스, 카누여행 등 역사와 문화, 레포츠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궁남지
제1경 | 부소산 낙화암


해발 106m 고도를 가진 부여의 진산인 부소산은 부여읍 쌍북리, 구아리, 구교리에 걸쳐 위치해 있다. 역사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부소산은 군창지, 낙화암, 백화정, 사자루, 삼충사, 서복 사지, 영일루, 고란사 등 여러 유적과 유물들이 산재해 있다.

[삼국유사]에서는 낙화암과 관련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낙화암은 백제 의자왕(재위 641∼ 660) 때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일시에 수륙양면으로 쳐들어와 성에 다다르자, 궁녀들이 굴욕을 면하지 못할 것을 알고 이곳에서 치마를 뒤집어쓰고 깊은 물에 몸을 던진 곳으로 기록돼 있다. 훗날 이를 꽃이 떨어지는 것에 비유해 낙화암이라 부르게 됐다. 절벽에 조선시대 학자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낙화암(落花岩) 글씨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낙화암의 기암절벽은 백마강에서 배를 타고 돌아갈 때 더 잘 보인다.

제2경 | 정림사지5층석탑


부여의 중심부에 위치한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절터인 정림사지는 동쪽으로 금성산, 북쪽으로 부소산에 둘러싸여 있다.

정림사지는 백제 사비시대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자원으로 현재 사적 제301호로 지정돼 있으며, 정림사지 중앙에 위치한 국보 제9호 정림사지5층석탑은 목조건물 배흘림기법을 대표하는 백제석탑으로 완벽한 비례를 보여준다. 이 석탑 표면에 당나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전승 기념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 정림사가 백제 왕조의 운명과 직결된 상징적인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정림사지에서는 매년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문화재야행이 개최된다. 부여읍 중심에 위치한 정림사지에서 시작해 반경 1㎞이내 궁남지, 부소산성, 백마강 등 부여군 내 주요 관광자원 등과 연계 코스화돼 있다.

제3경 | 궁남지


▎궁남지의 가을 모습
부여의 대표 자연경관형 문화재인 궁남지는 사적 제135호로 지정된 국내 최고(最古)의 인공연못이다. 궁남지는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왕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삼국사기]에 “백제 무왕 35년(634) 궁의 남쪽에 못을 파 20여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는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丈仙山)을 상징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이로 보아 이 연못은 백제 무왕 때 만든 궁의 정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궁남지는 2020년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됐을 정도로 밤마실 시티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9년부터는 무장애 관광지로 알려져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제4경 | 백제왕릉원


▎백제왕릉원(능산리고분군)
백제왕릉원(능산리고분군)은 사비시대(538~660)의 백제왕릉묘역이다. 부소산성에서 동쪽으로 2㎞ 떨어진 곳에 쌓은 나성 밖에 위치해 있다. 왕릉으로 추정되는 7기의 대형 고분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고분군이 있다. 도굴로 인해 많은 유물을 잃어버렸지만, 백제 금속공예의 정수로 평가받는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가 출토되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라면 ‘부여 능산리고분군 아트뮤지엄’을 방문해 보자. 백제 왕실의 무덤을 ICT기술로 복원한 체험관으로 홀로그램, 360도 시네마 영상, 증강현실 등 볼거리가 많다.

제5경 | 천정대 백제보


천정대는 백제시대 산악(山岳) 신앙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설화가 깃든 곳이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재상(宰相)을 선출할 때 그 후보자의 이름을 적어 봉함한 뒤 이곳에 놓아두었 다가 이름 위에 도장이 찍힌 사람을 재상으로 임명했다고 한다. 즉 이곳이 하늘의 뜻으로 재상을 뽑았던 장소란 의미다. 재상을 임명하는 일은 나라의 중대사인 중요한 일인 만큼 하늘의 뜻을 따르고자 했던 고대 정치사상의 일면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곳의 이름을 ‘정사암(政事岩)’이라 부르기도 한다.

말을 타고 백마강을 바라보는 계백장군을 형상화해 백제보의 수문장 이미지로 표현했다. 백제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인 ‘금강문화관’에는 4대강 홍보존, 금강특화존 등이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백마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제6경 | 백마강 수상관광


▎백마강 황포돛배 수상관광
금강은 전북 장수에서 시작해 충북과 충남을 흘러 서해로 들어간다. 부여에 이르러 비로소 백마강으로 불린다. 백마강(白馬江)의 뜻은 ‘백(白)’자는 ‘나라’, ‘마(馬)’는 ‘크다’는 뜻으로 ‘백제의 큰 강’이란 의미다. 강을 따라 천정대, 낙화암, 왕흥사지, 구드래, 수북정, 자온대 등으로 이어진다. 백마강에는 3개소의 선착장(구드래, 고란사, 수북정)에서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다. 백제시대 고증을 거친 황포돛배는 백제의 ‘멋’과 ‘흥’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백마강교 밑에선 매년 6~10월 카누와 요트 체험교실을 운영 한다.

제7경 | 백제문화단지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 왕궁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는 백제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조성된 역사테마파크 관광지다. 이곳은 백제 왕궁인 사비궁과 대표적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개국 초기 궁성인 위례성, 묘제는 물론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백제역사문화관 등으로 이루어져 문화대국 백제의 위용을 보여준다. 백제문화단지는 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한 시간 연장되며,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금·토·일은 오후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한다. 1,000원을 내면 트램 열차도 탑승할 수 있다. 백제문화단지 주변에 롯데스카이힐C.C와 부여롯데아울렛이 있다

제8경 | 만수산 무량사


천년고찰 무량사는 시간도 지혜도 세지 않는 무량의 도를 닦는 곳이다. 신라 말에 범일국사(梵日國師, 810~889)가 세워 여러 차례 공사를 거쳤다고 전해지나 자세한 연대는 미상이다. 다만 신라 말 고승 무염국사(無染大師, 801~888)가 일시 머물렀고, 고려시대에 크게 다시 지어졌다. 임진왜란 때 무량사의 모든 건물이 불에 탔으며 극락전은 그 후 다시 세웠다.

무량에서 여러 역사적 인물이 거처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살해한 뒤 임금이 된 것을 비판하며 평생을 은둔한 천재시인 매월당 김시습이 말년에 머물렀고 조선 시대 명승 진묵대사(震默大師, 1563~1633)도 거처했다.

제9경 | 서동요 테마파크


희대의 명장이며 충신인 계백장군이 태어난 충화면 천등산 자락에 위치한 서동요 테마파크는 백제무왕(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SBS 드라마 [서동요] 오픈세트장 이다. 이곳에선 드라마 서동요 외에도 [대풍수] [태왕사신기] [계백] [조선총잡이] 등 인기 드라마가 촬영됐다. 세트장을 둘러싼 덕용저수지 주변 산책로는 가파르지 않은 경사와 난이도로 남녀노소 모두 걷기 좋다.

제10경 | 성흥산 사랑나무


성흥산 사랑나무는 부여 10경에 꼽힐 정도로, 가림성(성흥산성)에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위용을 뽐낸다. 이 나무를 보는 방향에 따라 가지 뻗음의 모양새가 하트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 [육룡이 나르샤] 등 각종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친구, 연인, 가족이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인생샷 명소로 불린다.

세계유산과 함께하는 카누여행


수륙양용버스


- 글. 여경미·중앙일보플러스 기자

202009호 (2020.08.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