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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안 된 ‘진짜’ 이유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安 캠프 가장 큰 숙제였던 선거비용 이미 다 마련된 듯
■ 야권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유리하지 않다는 여론조사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끝까지 노력은 해보겠지만 사실상 끝난 것 아닌가? 한쪽(국민의힘)은 너무 경직돼 있고, 다른 한쪽(국민의당)은 너무 오기를 부리는 것 같다. 안타까운 사람들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2월 28일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 난항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후보 쪽 사정에 밝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장 큰 숙제였던 선거비용이 이미 다 마련했다고 하더라”며 “선거비용 걱정이 없다면 안 후보의 스타일상 굳이 자존심을 꺾어가면서까지 단일화 협상에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단일화 불발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배출한 원내 5개 정당에 선거보조금을 지급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00억원가량의 선거보조금과 300억원 안팎의 펀드 모금으로 법정 비용 한도(513억9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172석의 민주당이 전체 선거보조금의 48.28%인 224억7382만원, 국민의힘(106석) 194억4856만원(41.78%), 정의당(6석) 31억7092만원(6.81%), 국민의당(3석) 14억1698만원(3.04%)을 받았다.

14억여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은 안 후보의 경우 이번 선거에 총 100억원가량의 비용이 사용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어림잡아 80여억원을 충당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그 숙제가 풀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선거비용 때문에라도 완주가 어려울 것”이라며 단일화를 낙관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28일 전북 고창군 전통시장에서 열린 유세 도중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일화보다 완주가 더 실익” vs “다자 구도에서 尹 승리하면 安은 소멸”

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7.2%, 윤 후보 42.3%, 안 후보 11.0%, 심상정 정의당 후보 3.5%였다.

특기할 점은 야권 후보가 윤 후보로 단일화되면 윤 후보 44.8%, 이 후보 40.4%, 심 후보 7.8% 순이었다. 또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안 후보 41.9%, 이 후보 38.3%, 심 후보 9.0%로 나타났다. 윤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이 후보와의 격차는 4.4%p,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이 후보와의 격차는 3.6%p다.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다자 구도 때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5.1%p)보다 작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단일 후보에게 반드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인터뷰에서 안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보다 완주가 실익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안 후보가) 그냥 철수해서 총리니 장관이니 몇 자리 얻어봐야 그거는 대통령이 마음 먹으면 임기가 없는 것 아닌가”라며 “지난번(2016년 총선)에 국민의당이 한 39석(실제로는 38석)인가 얻었다. 앞으로 어떻게 선거제도가 전개(개편)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안 후보로서는) 실익으로 봐도 훨씬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고, 그 결과 이 후보가 승리한다면 유 전 사무총장의 주장처럼 안 후보에게 길이 열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만일 다자 구도 하에서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안철수 없이도 보수 진영이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입증되는 만큼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는 소멸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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