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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페셜] 이재명의 승부수, ‘이대녀·수도권 영끌’ 전략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 ‘이대남’ 열세 극복하려 여성 친화 행보 이어가
■ 막바지까지 경기 곳곳 찾아 지지 호소할 계획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월 4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 꽃뫼공원 앞에서 열린 ‘태백산맥은 이재명이다!’ 홍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후보 간 단일화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 여성과 수도권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20대 남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지지를 더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세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울러 수도권은 가장 많은 투표인 수를 보유한 ‘전략 지역’ 그 자체다.

이 후보는 3월 3일 서울 종로 보신각 유세에서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한 ‘디지털성범죄 원스톱 지원센터’를 확대하고 ‘육아휴직 부모 쿼터제’를 도입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겠다고 했다. 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무료 접종과 생리대 보편 지급도 공약했다.

특히 이 후보는 오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임을 강조하며 “투표용지 한 장을 손에 쥐기 위해 수많은 여성이 감옥에 갇히고 피 흘리고 죽어갔다”며 우리 여성들의 한 표 한 표에는 많은 사람의 희생과 역사의 무게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20대 여성의 투표 쏠림 현상은 적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3월 5일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윤 후보가 20대 남성을 겨냥한 선거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에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은 있지만, 형수 욕설 등으로 20대 여성 사이에서 이 후보를 향한 비토 정서도 포착된다”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연구위원은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0대 여성의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 안 후보의 단일화 여파가 이 후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상대인 윤 후보가 20대 여성의 표심을 끌어들일 확률은 낮지만 그렇다고 이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뜻이다. 배 위원은 “이 후보를 둘러싼 소위 ‘김부선 논란’ 등도 20대 여성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이기면 대선 승리한다”

이 후보가 3월 4일 사전투표 장소로 선택한 곳은 서울 광화문이다. 당초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변경했다. 주요 승부처인 서울 부동층의 표심 공략의 일환이다. 민주당은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3월 1일 “선거 막판에 서울을 승부처로 보고 서울에서 이기면 이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서울에서 4~5%p 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여론조사에서 박빙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이 후보가 충분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지역이지만 그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배 위원은 “경기도·성남시 등 그간의 도·시정 경험 등을 평가할 근거가 남아 있고 대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이 후보가 다른 지역보다 확고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즉, 경기도에서 압도적이지 못했다”며 “남은 선거기간 동안 세(勢) 결집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거 막바지까지 경기 지역 곳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의 또 다른 전장인 서울의 경우 표심의 행방을 알 수 없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약 20%p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전례 없는 득표 차였다.

배 위원은 “당시의 득표 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었는데 그때의 분노는 선거 결과로 끝났다”며 “현재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이 후보도 서울에서 많이 약진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 평론가는 “어떤 지역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 수도권인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악재가 계속해서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다소 민주당에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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