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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2024년 대만 총통 선거는 美·中 대리전? 

중국이 대만 침공하면 미국은 수호할까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역사적 미국 방문, 정치적 위기 벗어나려는 반전 카드로 봐야
국민당 마잉주 전 총통은 중국 찾아… ‘하나의 중국’과 평화 강조하며 정권교체 노려


▎2023년 4월 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의 역사적 방미가 실현됐다. 미국은 대중 강경파인 케빈 매카시(오른쪽 두 번째) 상원의장이 직접 나서서 환대했다. / 사진:EPA연합뉴스
"대만은 민주주의 최전선에 있다. 대만 국민이 단결할수록 대만은 물론 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다. 대만은 지난 몇 년간 도발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대만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대만의 가치와 생활 방식도 지킬 것이다. 세계의 안보가 대만의 운명에 달려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월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 롯데뉴욕팰리스 호텔 연회 연설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차이 총통은 중간 기착지인 뉴욕을 거쳐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다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4월 7일 대만 타이베이로 귀국했다. 차이 총통의 비장한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대만의 엄중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차이 총통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 섬을 포위하는 형태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감행했다. 당시 인민해방군은 대만 인근 해역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사실상 침공 예행연습을 실시했다.

또한 인민해방군은 수시로 군용기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켜왔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에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점을 2년 내 또는 시 주석의 세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등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3월 26일 차이 총통의 이번 방문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중미의 온두라스와 수교했다. 온두라스는 중국이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했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과 수교한 국가들을 향해 단교하면 대규모 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이른바 ‘금전 외교(chequebook diplomacy)’ 전략을 펴왔다. 차이 총통이 2016년 취임한 이후 중국의 금전 외교 전략에 따라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등 8개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바 있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의 사주를 받은 온두라스가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차이 총통의 중미와 미국 방문을 앞두고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고 분석했다. 대만 [연합보]는 온두라스가 중국에 60억 달러(약 7조74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의 단교에 따라 대만 수교국은 13개국만 남게 됐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중국과 의미 없는 ‘금전 외교’ 경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대만의 국제적 참여를 억압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집요하게 사용해왔다”고 비판했다.

대만인 10%만이 전쟁 시 미군 파견 예상


▎2023년 3월 국민당 소속의 마잉주(가운데 손든 이) 전 대만 총통이 상하이를 방문했다. / 사진:EPA연합뉴스
특히 차이 총통과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2024년 1월 1일 총통선거와 입법원(의회) 선거를 앞두고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 이유는 지난해 11월 26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21개 현·시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당 후보가 13곳에서 승리했고, 민진당 후보는 5곳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민진당이 국민당에 참패하자 차이 총통은 민진당 대표인 주석직에서 사퇴했다. 민진당이 1986년 9월 창당 이후 지방선거 사상 최대의 참패를 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차이 총통의 후임자를 후보로 내세워 내년 총통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진당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지난 8년간 각종 선거에 패하는 등 지리멸렬했던 국민당은 정권 탈환을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 차이 총통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강조했지만, 지방선거 패배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대만 [중앙통신]은 “차이 총통이 무력통일을 하려는 중국에 맞서 대만을 지키자고 호소했지만, 방역 정책 등 내정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이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대만 국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봤듯,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여부에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21세기 기금회’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한 것처럼 무기만 제공하고 말 것이란 응답이 40%였고, 미군을 직접 파견해 지원할 것이란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왕신셴 대만정치대학 동아연구소장은 “대만 차기 총통 선거에서 ‘미국 의존론’과 ‘미국 의심론’의 경쟁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차이 총통의 이번 방문은 미국 의심론을 잠재우고 대만을 수호할 것이라는 미국 조야로부터의 보증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대만에 전력 다할 것”


▎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뒤 여당인 민진당 총재직에서 사퇴했다. / 사진:대만중앙통신 캡처
차이 총통은 4월 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했다. 대만 총통이 미국 땅에서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미국에서 이뤄진 양국 간 최고위급 만남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는 미국 공화·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7명도 동석했다. 공화당 출신인 매카시 의장은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다. 매카시 의장은 차이 총통이 타고 온 차에서 내리자 악수하며 영접했다. 이어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차이 총통을 “미국의 훌륭한 친구”라고 부르면서 “우리가 미국과 대만 국민을 위해 경제적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 안정을 증진할 방안을 계속해서 찾을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매카시 의장의 환대에 “대만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대만은 고립되지 않았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은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대만에 무기 판매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중국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오찬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만과 미국 국민의 우정은 자유 세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대만과의 우정과 연대를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은 1월 하원의장에 선출되자마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를 신설하는 등 의원들에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각종 법률 제정을 독려해왔다.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도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고, 제3차 세계대전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대만에 실질적인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대만을 무장시키는 데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는 2023~2027회계연도에 대만에 연간 최대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씩 5년간 모두 100억 달러를 해외군사금융지원(FMF:외국 정부가 미국제 무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자금이나 대출 등 금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형태로 제공하고, 이와 별도로 대통령 권한으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의 군사 지원이 가능한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을 만난 것은 차기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후보를 적극 지지해달라는 속셈도 있다. 미국 의회 주요 지도자들은 민주·공화당 관계없이 친미 성향인 민진당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는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대만협회(AIT) 회장에 대중 강경파인 로라 로젠버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 국장을 임명했다. 로젠버그 회장은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대만 정책의 실무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최근 사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로젠버그 회장은 대표적인 대중 매파라면서, 대만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더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속내를 드러내는 인사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로젠버그 회장은 전임자들보다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실질적인 접근을 할 것이며, 대만 총통 선거 후보자들과 연락 채널을 유지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도 지방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후보가 차기 총통 선거에 승리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민당 출신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초청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대만 전·현직 총통들 가운데 사상 처음 중국을 방문한 마 전 총통이 3월 27일 상하이에 도착한 데 이어 28일 난징을 방문해 중국과 대만에서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쑨원(孫文·1866~1925)의 묘인 중산릉(中山陵)을 참배했다. 중산은 쑨원의 호(號)다. 쑨원은 1911년 신해혁명을 일으켜 청(淸)을 무너뜨리고 1912년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세운 지도자다. 시 주석은 2016년 11월 쑨원 탄생 150주 년 기념식에서 “중국 공산당은 쑨원 정신의 계승자”라고 밝힌 바 있다.

쑨원으로 연결된 대만 국민당과 중국


▎2023년 2월 왕후닝(오른쪽)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은 샤리옌 대만 국민당 부주석을 접견했다. / 사진:신화연합뉴스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는 쑨원을 기리는 국부기념관이 있다. 쑨원은 1919년 국민당을 창당했다. 쑨원의 뒤를 이은 후계자는 대만의 초대 총통인 국민당의 장제스다. 장제스는 1948년 당시 수도 난징에서 중화민국 총통이 된다.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한 뒤 1949년 7월 난징에서 대만으로 천도한 후에도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를 그대로 사용했다. 마 전 총통의 중국 본토 방문은 우한, 창사, 충칭 등을 거쳐 4월 7일 귀국하는 일정으로 끝났다.

마 전 총통은 2008~2016년 최고 지도자로서 대만을 통치했다. 그는 재임 중 민진당 출신의 차이 총통과는 달리 중국과의 경제협력 등 유화적인 정책을 폈고, 2015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시 주석과 역사적인 양안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1950년 홍콩에서 태어나 1952년 대만으로 이주한 마 전 총통의 본관은 후난성 샹탄이다. 마씨 조상의 묘소에는 그의 할아버지 마리안도 잠들어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마 전 총통이 쑨원의 묘 등을 참배하면서 ‘중화민국’을 언급한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마 전 총통은 중산릉을 참배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쑨원이 중화민국을 건국했다”면서 업적을 기렸다.

마 전 총통은 또 4월 1일 샹탄시의 조부 묘소를 찾은 자리에서도 자신이 살아온 이력을 담은 제문에서 “민국 97년(2008년)과 101년(2012년)에 두 차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고 고했다. ‘중화민국’은 중국에선 금기시되는 단어다. 중국은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우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마 전 총통의 ‘중화민국’을 용인한 이유는 마 전 총통이 차이 총통과는 달리 ‘92공식(九二共識)’을 인정해왔기 때문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민간기구인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 금회가 1992년 합의한 공통인식이란 뜻인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의 민진당은 ‘92공식’을 부정하고 있으나 국민당은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의 입장에선 마 전 총통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중화민국’을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덩위원 전 편집장은 “중국이 마 전 총통의 ‘중화민국’ 발언을 저지하지 않은 것은 양안 대결의 강도를 줄이고 대만 총통선거를 고려한 것”이라면서 “중국의 의도는 국민당이 민진당보다 중화민국의 존재를 중국에 설득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덩 전 편집장은 “중국은 마 전 총통의 방문을 통해 국민당의 집권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양안의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을 낮추고 대만인과 국제사회를 향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임을 보여주면서 중국 경제발전을 위한 좋은 지정학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대중국 정책기관인 대륙위원회의 추타이싼 주임위원(장관급)은 “내년 총통선거에 중국의 개입 가능성은 100%”라며 “중국은 ‘92공식’을 지지하는 국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 총통 선거에 적극 개입할 것”

중국의 현재 대만 정책은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총괄하고 있다. 공산당 권력 서열 4위인 왕 주석은 시 주석은 물론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 등 3대에 걸쳐 중국 최고지도자의 통치이론 등을 만든 책사다. ‘제갈량’이라는 말을 듣는 왕 주석은 시 주석의 지시로 새로운 대만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에 대해 홍콩처럼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 전략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일국양제 전략은 국가보안법 제정과 민주세력 구금 등 홍콩에 대한 탄압으로 사실상 실패했다. 이 때문에 왕 주석으로선 대만 국민을 설득해 중국과의 통일에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왔다.

왕 주석이 제시한 카드는 전통문화와 역사 등을 앞세워 ‘중국과 대만이 공동의 조상과 전통을 가진 중화민족’임을 강조하면서 경제협력을 병행하는 유화정책이다. 중국이 최근 들어 대만산 식품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대만과의 민간 여객기 운항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 주석이 2월 10일 중국을 방문한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을 만나 “대만 동포들과 단결해 조국통일과 중화민족 부흥의 역사적 위업을 함께 이루자”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왕 주석은 국민당과의 협력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왕 주석은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은 92공식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공통의 정치적 토대 위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신(新)국공합작’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마 전 총통도 중국의 이런 전략에 어느 정도 호응했다. 실제로 마 전 총통은 3월 30일 우한에서 중국의 대만 정책 실무 책임자인 쑹타오 공산당·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장관급)과 만난 자리에서 “양안동포들은 모두 중화민족이기 때문에 서로 손을 잡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92공식의 정치적 기초 위에서 양안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쑹 주임도 “대만 독립의 분열 활동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단결·분투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마 전 총통과 국민당의 의도는 중국과의 협력을 지렛대로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왕후닝의 ‘신국공합작’ 추진

때문에 국민당으로선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물론 평화 협정까지 맺을 경우, 전쟁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대만 국민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민진당 소속 현직 총통과 국민당 소속 전 총통의 엇갈린 행보는 사실상 미·중 간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차이 총통은 워싱턴을, 마 전 총통은 베이징을 들르지 않으면서 미국과 중국 방문을 마치 사적이고 일상적인 것처럼 가장했다”면서 “두 사람은 섬(대만)의 운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경쟁 세력(미국과 중국)에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고 지적했다. 대만 국민이 친미와 친중을 대변하는 민진당과 국민당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202305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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