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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단장이 말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7)] ‘2030 우먼 파워’ 1000만 관중 시대 이끈다 

“KIA 김도영 스페셜 유니폼 매출액만 100억원” 

구매력 갖춘 젊은 여성층이 마케팅 주류로 떠오르며 프로야구 ‘팬덤’화 가속
야구 관람이 SNS 과시 통로로… 치어리더 응원과 야구 예능도 대중화에 기여


▎KIA 김도영은 2024년 KBO리그 최고의 아이콘이다. 비단 KIA가 1위를 질주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김도영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여성 팬이 적지 않다. / 사진:연합뉴스
단언컨대 현재 KBO리그는 43년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프로야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였다. 1997년 12월 3일부터 2001년 8월 23일까지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 지원을 받았고 이에 따른 경제 위기로 가라앉은 야구 인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 속에서 야구장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단일 시즌 100만 홈 관중(1991년 100만1920명)을 기록하며 ‘구도 부산’을 자랑하던 롯데 자이언츠의 2002년 평균 홈 관중이 고작 1910명이었다. 이해 10월 19일 한화전에서 69명의 관중이 입장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아저씨 관중이 자전거를 타고 사직구장을 한 바퀴 돌았고, 경품으로 나눠줄 아이스크림이 남아돌아 프런트가 먹어야 했던 ‘웃픈’ 시절이었다. 1997년 당시 필자는 LG 트윈스에 입사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프로야구가 망하고 구단들이 해체하는 것을 걱정했다.

그랬던 야구가 극적으로 회생한 계기는 바깥에서 불어왔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연이은 승전고를 울리면서 야구붐이 되살아난 것이다. KBO리그는 2008년부터 줄곧 평균 관중 1만 명을 넘겼다. 코로나19에 따른 관중 입장 제한 조치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2022년부터 정상적으로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금세 인기가 회복됐다. 그리고 2024년 주말이면 야구장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평일에도 매치업이 좋으면 만원 관중이 된다. 꿈만 같았던 1000만 관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의 프로야구 인기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야구계에서는 20~30대 여성 팬들의 증가 현상에 주목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 예매에 대한 성별 및 연령별 성향을 조사, 발표했는데 2030 여성 팬들의 예매 비율이 눈에 띄었다. 20대 여성이 3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30대 여성 또한 19.1%로 2030 여성 비율이 무려 전체의 58.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20대 여성 35.4%, 30대 여성 13%로 2030 여성이 48.4%였던 수치와 비교해 약 10%나 증가한 수준이다.

‘오빠부대’와 달리 일시적 현상 아닌 女風

최근 우리 사회는 2030 여성들이 소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데 KBO리그 역시 우먼 파워가 광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실시한 2023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야구장을 한 번 방문할 때 1인 기준 지출 비용이 남성(4156명)은 5만3942원(입장료 2만1906원, 식음료 1만200원, 교통비 2만1836원)인데 비해 여성(5087명)은 5만7000원(입장료 2만3339원, 식음료 1만1445원, 교통비 2만2216원)으로 여성이 평균 3058원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도 젊은 우먼 파워가 한국 야구를 주름잡던 시절이 두 차례 있었다. 그 하나는 ‘하이틴 문화’가 한국 사회를 뒤덮은 1980년대다. 역대 고교야구 선수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박노준(당시 선린상고, 현 우석대 총장)은 배우 전영록 등 하이틴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노준이 선린상고 3학년이었던 1981년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가 발목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여고생들이 몰려와 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지상파 9시 뉴스에서 주요 뉴스로 다루기도 했다.

또 다른 하나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4년 20대 초반의 LG 트윈스 신인 트리오인 류지현-김재현-서용빈이 두각을 나타내며 겨울철 농구장의 ‘오빠부대’를 야구장으로 모셔온 현상이었다. 1993~1996년 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 고려대 농구선수들이 프로 선수들 못지않은 실력과 외모를 겸비해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때였다. 이 ‘오빠부대’가 야구장에도 등장한 것이다. LG 트윈스의 신인 트리오에 맞서 잠실 라이벌인 OB 베어스도 김동주, 심정수, 정수근 등 20대 초반의 젊은 야수들을 간판으로 내세웠다. ‘아저씨’들의 전유물인 야구장에 교복을 입은 여고생과 여대생들이 한 자리를 차지한 시절이었다.

‘선수가 잘생겨서, 유니폼이 예뻐서’


▎전국 어느 야구장을 찾아가도 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성 팬들이 다수 목격된다. 이들은 강력한 구매력을 표출하고 있기에 구단 마케팅팀이 반색한다. / 사진:연합뉴스
과거 두 차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고생·여대생들이 중심이었다면, 최근 KBO리그 야구장은 이들보다는 연령대가 약간 높은 20~30대 여성들이 주로 야구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30년 전의 LG 신인 트리오처럼 올해 KBO리그에 20대 초반의 뉴 페이스들이 대거 등장한 덕분이다. 이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비슷한 또래의 여성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위 팀 KIA 타이거즈에는 김도영(2003년생)이 있고, 2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굴비즈’가 있다. ‘굴비즈’는 이재현(2003년생), 김영웅(2003년생), 김지찬(2001년생), 김현준(2002년생) 등이 늘 붙어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서울의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두산을 제외하면 올 시즌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한 구단 1, 2위가 삼성(9월 1일 시점, 1만7864명)과 KIA(1만6886명)다. 삼성과 KIA의 홈 구장에는 각각 ‘굴비즈’와 김도영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2030 여성팬들이 단연 돋보인다.

또한 삼성에는 ‘로컬 보이’인 2000년생 원태인(경북고 출신)이 에이스 투수로 자리 잡고 있기에 젊은 야수들인 ‘굴비즈’ 선수들과 젊은 삼성 야구의 시너지 효과를 발산하고 있다. 이들 팀 이외에도 올해 신인왕이 유력한 두산 마무리 투수 김택연(2005년생), 롯데의 주축 타자들인 윤동희(2003년생), 고승민(2000년생), 나승엽(2002년생), 한화의 투타 기둥인 문동주(2003년생), 노시환(2000년생)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2030 여성 팬들의 증가를 통해 “아이돌 문화가 야구장에 유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야구장 직관은 ‘아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아이돌 세계에서나 보던 팬덤 문화가 야구장에 이식됐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이돌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대포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여성 관중들이 야구장에 눈에 띄게 늘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또 다른 팬들을 유입시키는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돌 팬덤에서 시작된 포토카드 수집 문화도 야구장에서 정착되고 있다. 야구장 관중석 복도에 설치된 포토카드 자동판매기는 경기 시작 전 관중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가 됐다. 각 구단의 포토카드 기계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으며 3000~5000원의 저렴한 가격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선수의 얼굴이 담긴 포토카드부터 자신의 사진을 넣어 커스터마이징하는 카드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뽑은 포토카드를 경기마다 기념으로 구매하고, 야구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함께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하나의 응원 문화가 됐다.

야구장 굿즈숍 역시 경기 시작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새벽같이 사람들이 줄을 선다. 매장문이 열리자마자(Open) 구매를 위해서 달린다(Run)는 의미의 ‘오픈런’은 명품 시장과 아이돌 굿즈에서나 보던 장면인데 야구장 굿즈숍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도 아이돌 문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핫플’로 떠오른 야구장


▎2024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삼성 구자욱(왼쪽)과 원태인. 훈훈한 외모도 여성 팬들을 흡입하는 요인이다. / 사진:연합뉴스
과거에 구단 상품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야구장의 주류였던 남성 팬들의 ‘핫템’이었다. 그런데 최근 2030 여성 팬들의 유입으로 인해 다양한 상품들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젊은 여성 팬들은 구매력이 높아서 유니폼 신상이 나오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위한 소비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아이돌 문화의 ‘덕질’이 야구장에 상륙한 것이다. 이에 구단들은 경쟁적으로 2030 여성들이 선호하는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 베어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인 ‘망그러진 곰’과 협업해 유니폼, 모자, 굿즈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핑크 토끼 캐릭터 ‘에스더버니’ 등과의 협업으로 유니폼, 굿즈 등을 제작해서 대박을 쳤다. 과거에는 구단들이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도 무관심 속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최근 야구계에서는 KIA 김도영의 스페셜 유니폼이 약 7만장 판매돼 큰 화제가 됐다. KIA 타이거즈는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KBO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과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 2루타, 3루타, 홈런까지 차례로 기록) 달성을 기념한 스페셜 유니폼을 주문받았는데 무려 7만장에 가까운 신청이 몰렸다. 유니폼 가격이 13만9000원이었으니 스페셜 유니폼 두 종류만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이 역시 2030 여성들이 주도하는 신드롬이다. 기존에는 구단 수입의 1, 2, 3번이 차례로 광고 수입, 입장 수입, 중계권 수입이고 그 다음이 매점 수입과 상품판매 수입이었는데 최근 구단 굿즈 호황으로 인해 상품판매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대부분 구단이 상품판매를 외주 업체에 위탁하고 로열티를 받는데, 앞으로 구단들이 직접 경영하는 비중이 높아지거나 외주를 통한 로열티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야구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유튜브 세상에서도 야구가 대세다. 야구 문외한인 2030 여성 스트리머들도 야구장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조회 수가 나오고 수익이 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야구 전문 프로그램에 출연해 30세 여성 스트리머에게 야구장에서 무더위에 어떻게 응원을 따라 하는지 물어봤는데, 이 여성 스트리머는 질문 자체가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스트리머는 3시간 이상을 즐기며 놀면서도 비용이 저렴한 측면에서 야구장만큼 가성비가 좋은 장소가 없다며 ‘야구장 예찬론’을 펼쳤다.

이와 같이 야구장이 “가성비가 좋은 장소”로 인식되면서 2030 여성들은 ‘카페 가듯이 야구장을 가기’도 한다. 야구장 가는 길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 기반이 잘 마련돼 있어 지역의 유명 카페를 가듯 야구장을 찾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4월부터 9월까지 일주일에 6일 경기를 하고, 정규시즌의 앞뒤로 시범경기(3월)와 포스트시즌(10월)이 진행되니까 1년에 3분의 2 정도는 야구가 일상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야구는 직관 외에도 TV나 인터넷 시청 등 다양한 경로로 접할 수 있다.

2030 여성들이 야구장을 즐겨 찾는 데에는 최근의 야구장 신축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2014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19년 창원NC파크가 차례로 개장했고, 2025년에는 대전 신구장이 완공된다. 종전의 광주 무등야구장, 대구 시민야구장, 마산야구장은 각각 1965년, 1948년, 1982년에 개장해 시설이 열악했다. 그러다 보니 야구장이 ‘아재들의 놀이터’에 가까웠는데 신축 야구장은 2030 여성들과 가족들이 찾는 지역의 명소로 변신했다.

글로벌로 뻗는 KBO리그 인기 신드롬


▎수원KT위즈파크의 명물이 된 여름철 워터파크 응원. 야구 경기 승패를 떠나 야구장의 인프라를 즐기러 오는 팬들도 적지 않다. / 사진:KT 위즈
2030 여성 관중의 증가세는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가 선도적이었다. SK의 홈 구장인 문학야구장(현 인천SSG랜더스필드)은 2002년 개장 이래 거의 매년 새 단장을 했는데, 2010년에는 국내 야구장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전용 편의시설인 파우더 룸과 수유실을 설치했다. 깨끗한 시설을 선호하는 2030 여성 관중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는데, 이런 노력의 결과로 문학구장은 해마다 2030 여성 관중 비중이 높아졌다. 야구장 시설이 개선됐고, 여전히 가성비도 좋은데, 먹거리·볼거리·놀거리의 삼박자를 갖췄으니 2030 여성들에게 ‘이만한 장소가 없다’는 인식을 전파한 것이다.

심지어 한국의 야구 열기는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다. 상대 팀 타자들이 아웃될 때마다 KIA 타이거즈 응원단에서 가벼운 응원을 유도하면서 시작된 ‘삐끼삐끼 아웃 송’이 ‘삐끼삐끼 챌린지’로 발전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월 27일(현지시간) “‘삐끼삐끼’가 전 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엄지손가락 두 개를 치켜세우며 추는 이 동작은 복잡하지 않다”면서 “1만6000여 명의 팬 앞에서 경기당 10~15회 정도 추는 이 춤은 예상치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삐끼삐끼’가 2022년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관심이 증가한 배경에 대해 젊은 여성 팬들의 티켓 판매량이 늘면서 프로야구 관중이 급증한 이유를 들었다.

2030 여성 팬들의 증가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JTBC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그동안 야구를 알지 못하던 2030 여성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들이 KBO리그 야구장을 찾고 있다는 시각이다. 야구는 축구·농구·배구 등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경기 규칙이 어렵다 보니 야구를 알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는데, 야구 예능 프로그램이 이들에게 야구에 눈을 뜨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인끼리 해서는 안 될 금기 중 하나가 자동차 운전 가르쳐주기이고 또 하나가 야구 규칙 알려주기다.

KBO와 구단, 부단한 노력 기울여야 인기 지속


▎KIA의 치어리더가 만든 삐끼삐끼 댄스는 전 세계 유튜버들이 모방할 정도로 신드롬급 인기몰이 중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제 야구장은 우리 사회의 소비 흐름을 주도하는 2030대 여성들의 ‘플레이 그라운드’로 변신했다. 2008년 KBO리그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를 8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시키고, 부산 야구팬들은 사직구장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하면서 ‘세계 최대의 노래방’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제 사직구장을 넘어 전국의 야구장이 ‘세계 최대의 노래방’으로 퍼지고 있다. 기존의 스포츠 콘텐트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트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찬사를 듣는다. 이런 KBO리그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 여성들이 야구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젊은 세대가 야구를 외면하며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는 2030 여성들이 야구장 문화를 주도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럴수록 2030 여성들이 지속가능하게 KBO리그를 사랑할 수 있도록 KBO와 구단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 류선규 -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단장이자 SSG 랜더스의 초대 단장을 역임했다. 26년간 프로야구단(LG 트윈스·SK 와이번스·SSG 랜더스) 프런트로 근무하며 홍보·마케팅·운영·육성·전략기획 등 거의 모든 부서를 경험했다. 단장으로서 우승 1회(2022년 SSG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를 포함해 총 다섯 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202410호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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