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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개사의 디지털 전환 성공 스토리] (2) 유비케어 

방대한 전자의료기록과 생활관리정보를 디지털로 통합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임익순 객원기자
유비케어는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전자의료기록(EMR) 통합·유통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2만5000여 개 병의원, 약국 네트워크를 보유한 시장점유율 1위(46.8%) 기업이다. 하지만 유비케어는 기존 플랫폼의 한계를 다시 한번 넘어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상경 유비케어 대표는 전국 병·의원의 전자의료기록 관리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연구 및 비즈니스 영역의 확장을 이끌고 있다.
이상경 유비케어 대표는 자사의 디지털 전환 여정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지난 25년간 이어온 의료정보 관리 서비스의 개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1992년 당시 의료기기 사업체 삼성메디슨의 사내벤처였던 유비케어는 자사의 초음파 진단기 영상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하지만 병원들은 영상정보뿐만 아니라 진료기록까지 함께 관리하기를 원했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진료기록은 의사가 자필로 종이에 기록했고 정기적으로 보험청구를 하려면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간호사들은 차트를 일일이 정리해 꽂아놔야 하고 환자가 재방문할 때마다 찾아와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의사랑’ 소프트웨어였다. 의료기록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관리하려는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해 이 대표는 1년 만에 의료정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유비케어는 국내 EMR(전자의무기록) 시장을 개척한 선두 주자였고 시장 파급력이 있었어요. 시장 호응도 좋았죠. 당시 삼성메디슨의 유통망도 도움이 됐습니다. 기능성, 서비스, 사용자 교육 등을 모두 갖추고 고객의 수요에 대응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 장악할 수 있었죠. 현재도 시장점유율을 50% 가깝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EMR 업체는 10여 개에 달하고 시대에 따른 시장 수요는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1990년대 컴퓨터의 도스 환경에서 개발됐던 소프트웨어는 시대가 흘러 윈도우 버전으로 마이그레이션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현대에는 데이터 저장 방식의 변화에 따라 유비케어는 클라우드 중심의 플랫폼 구축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 대표는 “EMR이 누적되면서 기저 기술을 지난 5~6년 동안 빅캡스(BIG CABS)로 전환하고 있다”며 “빅캡스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표준화의 이니셜로 기존 대비 진보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정보들을 과거 도스에서 윈도우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데 3년이 걸렸어요. 또 이와 함께 이용자들도 새로운 시스템을 능숙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마이그레이션이 완성됩니다. 현재 신규 클라이언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기반의 클라우드 ‘위차트’에 의료기록이 저장되고 관리됩니다. 기존 기능의 70%를 새 시스템에서 구현했고 더불어 신규로 빅캡스의 다양한 분석 기능이 추가됐죠.”

유비케어가 새롭게 출시한 클라우드 버전의 의원용 전자 차트인 위차트는 기존 의사랑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넘어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개발됐다. 의사랑이 질환 치료 중심의 내과 등이 주 고객이었다면, 위차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기능을 통해 환자 관리가 필요한 피부과, 성형외과 등을 겨냥한다. 클라우드의 이점을 활용해 고객 요구 사항에 실시간으로 빠르게 대응하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성이 높아 병원의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웹 기반으로 설치가 간편하고 PC, 태블릿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접속이 가능해 의사가 쉽고 빠르게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록 관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분석 알고리듬을 통해 임상의학적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들이 환자의 증상에 따라 특정 분류, 처방을 제안받을 수 있죠. 그리고 더 나아가 정확한 진료를 위해 환자들의 생활·습관 기록까지 의사가 파악할 수 있도록 앱서비스를 연동하고 있습니다.”

유비케어의 투자사 비브로스가 환자용으로 개발한 모바일 앱 ‘똑닥’은 기본적으로 의원 예약, 접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환자들의 실수요가 있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물론, 생활습관병까지 관리하기 위해 생활관리기능으로도 확장했다.

“아직 환자와 의사 간 정보 연계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의사는 환자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알고 분석해야 더 정확한 진료와 처방이 가능하죠. 생활기록을 포함한 통합 진료 기록을 구현한다면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블록체인 활용해 의료정보 교류 구현


유비케어가 누적해온 의료 데이터는 국내 의료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유비케어는 데이터를 UDB(UBCare Data Bank)와 HDB(Healthcare Data Base)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UDB는 식별정보가 제거된 의료정보로 진료기록, 약국처방정보 등을 총망라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UDB는 병원, 약국의 신설, 폐업 정보까지 모두 담고 있어 여러 의료기관과 정부기관에서 연구와 의료자원 관리에 이용할 수 있다. 한편 HDB는 개인의 동의하에 수집된 의료 데이터로, 유전정보부터 각종 검사 결과, 생활 습관 정보까지 아우른다. 유비케어는 HDB를 우선 소아과 의료진과 공유하며 아이들의 아토피, 알레르기, 소아비만 관리에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의료진에게 환자에 대한 경고를 주는 소프트웨어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 간 정보 연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진료를 볼 때 모든 정보가 있다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좋아지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죠. 이를 점점 실현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아과와 함께하는 협업 시도가 성공하면 모든 진료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비케어 솔루션을 이용하는 모든 의료기관이 통합 헬스케어를 구현하면 의사, 환자, 당국 간 선순환이 이뤄질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 이상경 대표는 -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의용생체공학 박사를 거쳐 삼성메디슨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초음파 진단 출력본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메디슨 사내벤처 1호로 사업을 이끌었다. 이어 EMR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의료 소프트웨어 대한민국 1세대 경영인이다. 지난 2013년 유비케어 대표로 선임됐다.

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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