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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이어령 프로젝트’] 세 번째 골목 | 이어령의 ‘일본론’ - 갈라파고스를 보려거든 갈라파고스 지도를 펼쳐라! 

‘번역’하는 일본과 ‘유학’ 가는 한국 – ‘검은 머리 서양인’ 꿈꾼 일본 경계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색깔 지켜야 

김정운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각 언어마다 학문하는 경향이 다르다. ‘학풍(學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독일에서 13년 유학한 경험 때문에 한국의 학풍, 일본의 학풍, 독일의 학풍을 자꾸 비교하게 된다. 의도해서가 아니다. 낯선 개념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각 나라의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보게 된다. 유사한 설명이 나올 때도 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때도 있다. 특히 인문학적 개념이 그렇다.

일본의 학풍은 한마디로 집요하다. (아, 물론 내 개인적인 인상이다.) 어떤 한 개념에 집중해 좇아가다 보면 밑도 끝도 없이 깊어진다. 각 학자마다 정리해놓은 자료가 엄청나다. 학문도 아주 오타쿠적으로 한다. 서구학자들은 상상도 못할, 아주 특이한 자료가 너무 많다. 그 방대한 자료를 도무지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그래서 나는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어공부를 꼭 권한다.

단지 풍요로운 일본어 자료들 때문만은 아니다. 중요하다 싶은 세계의 온갖 자료는 죄다 일어로 번역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영어와 독어로 된 자료를 찾는 데는 아무런 불편 없다. 그러나 불어나 이태리어, 또는 스페인어로 된 자료에의 접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제 와서 이들 나라의 언어를 또다시 공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어를 하면 된다. 대부분 일어로 번역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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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호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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