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김형중의 뮤지컬 오디세이(8)] 탭댄스 향연 가득한 신데렐라 스토리 '브로드웨이 42번가' 

“풋내기로 무대 나가지만 스타가 돼서 돌아와” 

단역 소녀, 부상당한 주연 대신 공연 성공 시키며 스타덤
감성 자극하는 해피 엔딩,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형 되살려


▎강렬한 탭댄스가 청각을 자극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 뮤지컬’의 대명사로 불린다. 탭댄스의 향연은 [브로드웨이 42번가]만의 매력이자 이 작품을 세계적인 흥행작의 반열에 오르게 한 강력한 힘이다.
'탁, 다, 다, 닥~.’

[브로드웨이 42번가](이하 [42번가])를 떠올리면 절도 있는 탭댄스의 울림이 들려온다. 첫 장면부터 시작해서 커튼콜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이 일사불란하게 선사하는 탭댄스의 향연은 [42번가]만의 매력이자 이 뮤지컬을 세계적인 흥행작의 반열에 오르게 한 강력한 힘이다.

강렬한 탭댄스가 청각을 자극하는 [42번가]는 흔히 ‘쇼 뮤지컬’의 대명사로 불린다. ‘쇼 뮤지컬’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뮤지컬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화려한 무대와 의상, 현란한 춤과 흥겨운 음악, 단순한 해피엔딩의 스토리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스타일을 뜻한다. [42번가]는 현재 만날 수 있는 작품 가운데 이 전통을 원형의 모습에 가장 가깝게 되살린 뮤지컬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적 전통을 가장 많이 간직한 뮤지컬이라고도 할 수 있다.

[42번가]는 1933년 워너 브라더스사에서 제작한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원작이다. 50년 가까이 지난 1980년, 제작자 데이비드 머릭은 관록의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가워 챔피언(Gower Champion)과 힘을 모아 이 고전 영화를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가워 챔피언은 1964년 [헬로 돌리]를 히트시키며 주목받았으나, 이후 그에 버금가는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재기의 칼을 갈아오던 챔피언은 의욕적으로 [42번가] 리메이크 작업에 뛰어들었고, 원작 영화의 장점과 매력을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 무대 위에 고스란히 펼쳐놓았다.

호암아트홀 초연 이후 흥행 뮤지컬로 자리매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최고의 뮤지컬 스타였지만 명성을 잃은 프리마돈나 도로시 브록 역을 맡은 배우 박해미. / 사진:CJ E&M
가워 챔피언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뉴욕 윈터 가든 극장에서 열린 [42번가]의 오프닝 공연은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그런데 공연의 열기가 채 가라 않지 않은 커튼콜 때 제작자 데이비드 머릭이 무대에 올랐다. 머릭은 들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입니다. 이 작품의 연출가 가워 챔피언이 몇 시간 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챔피언은 오랜 슬럼프를 딛고 대작을 완성했으나 안타깝게도 개막 직전 영원히 눈을 감고 말았다. 관객은 물론 배우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제작자 머릭은 가워 챔피언의 연인이자 주인공 페기 역을 맡았던 배우 완다 리셋의 등을 두드리면서 함께 퇴장했다. 다음 날 모든 언론은 한 예술가의 안타까운 죽음과 [42번가]가 구현한 화려한 스펙터클을 함께 묶어 전했다. 작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게 고조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42번가]는 윈터 가든 극장에서 총 3486회나 공연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었다. 2001년에 선보인 리바이벌 버전도 2005년까지 총 1524회나 공연됐다. [42번가]는 국내 뮤지컬 역사에서도 매우 뜻깊은 작품이다. 지난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이 호암아트홀에서 초연한 이후 지금껏 20차례 가까이 공연되며 흥행 뮤지컬로 단단히 자리를 굳혔다. 탭댄스의 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42번가]는 또 해외 원작자와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공연한 첫 사례이자(사실 이전까지는 라이선스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주인공 페기소여를 뽑는 대대적인 오디션을 개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대기업의 뮤지컬 참여라는 상징적 의미도 곁들여져 국내 뮤지컬 붐을 한 단계 끌어올린 ‘효자 작품’으로 뮤지컬계에서 사랑받았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브로드웨이 42번가]라는 타이틀로 친숙하다. 초연 당시 [42번가]라는 원제가 짧고 허전한 느낌이 든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제작사에서 앞에 ‘브로드웨이’를 붙인 게 완전히 타이틀로 굳어졌다.

[42번가]의 가장 큰 매력은 파워 넘치는 탭댄스에 있다. 서서히 막이 오르면 한 줄로 서서 일사불란하게 탭을 밟는 40쌍의 다리가 시야에 잡힌다. 현란한 발놀림에 맞춰 극장 안에 울려 퍼지는 굉음…. 첫 장면에서 관객들은 온몸에 전류가 쫙 흐른다. [42번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쾌감이다. 이 작품이 초연된 4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첫 장면은 언제 봐도 똑같은 흥분을 일으킨다.

탭댄스를 앞세운 [42번가]의 대성공은 원작 영화의 탄탄한 완성도가 밑거름됐다. 대공황이 미국을 덮친 직후인 1933년, 재능 있는 안무가였던 버스비 버클리는 세상 시름을 잊을 즐거운 코미디를 원하던 대중을 위해 스타 탄생 스토리에 바탕을 둔 뮤지컬 영화를 구상했다. 바로 [42번가]였다.

버클리는 당시로서는 최첨단 제작 기법을 총동원했다. 사전 녹음으로 립싱크를 시도해 배우들은 고난도의 춤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모노레일 위에 카메라를 움직여 군무의 역동성을 담았고, 크레인에 카메라를 매달아 촬영한 오버헤드 샷(Overhead Shot)으로 댄서들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인 그림을 공중에서 포착했다. 덕분에 한층 섹시하고 과감한 장면이 화면 속에 탄생했다. 오랜 공황에 지쳐 우울증에 빠져 있던 사람들은 버클리가 만든 새로운 판타지에 환호성을 질렀다.

연출가 가워 챔피언은 이 고전 영화의 매력을 대규모 스펙터클로 무대 위에 고스란히 재현했다. 40쌍의 다리가 약속한 듯 움직이는 오프닝 장면부터 시작해 거대한 동전 위에서 남녀 배우들이 코러스와 함께 추는 유명한 ‘코인 댄스’, 무대 양옆에서 중앙으로 일사불란하게 이동하며 추는 다이내믹한 군무 등 잇달아 장관이 펼쳐진다. 특히 대형 거울을 천장에 매달아 배우들의 뒷모습까지 훤히 보이게 함으로써 원작 영화의 오버헤드 샷을 무대에 되살렸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의 입은 떡 벌어진다.

다이내믹한 군무 등 잇달아 장관 펼쳐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연출가 줄리안 마시 역을 연기한 배우 박상원. / 사진:CJ E&M
[42번가]를 보고 있노라면, 반짝반짝 빛나는 초록빛 의상을 입고 현란하게 발을 구르는 댄서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배우들의 얘기는 좀 다르다. 무릎과 발목이 굉장히 아프다고 하소연한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셈이다. 개막에 앞서 최소 2~3개월간 맹훈련을 해야 탭을 능숙하게 출 수 있다고 하니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듯하다.

[42번가]는 이렇게 뮤지컬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춤을 특화했다. [시카고]가 안무가의 취향과 개성을 살린 드라마틱한 몸짓을 무대에 구현했다면, ‘42번가’는 압도적인 군무가 뿜어내는 에너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수 효과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아이디어로 화려한 스펙터클을 구현했다는 점은 둘 다 마찬가지다.

최근의 뮤지컬들은 LED(발광다이오드) 영상을 많이 활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됐다. 이제는 기술이 상당히 발전해 영상만 봐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뮤지컬이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뮤지컬 장르의 진보를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42번가]처럼 인간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구현한 아기자기한 미학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무대예술은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승부를 거는 장르다. 무대라는 주어진 조건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바다와 산을 만들고,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착시 현상’을 구현하는 것이 무대 예술의 태생적 고민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상상력은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LED 영상은 이 모든 고민을 너무 쉽게 해결한다. 테크놀로지가 상상력을 대체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수록 기억력과 암기력이 나빠지듯 LED 영상을 사용할수록 아이디어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참 아쉬운 일이다.

[42번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다. 스타를 꿈꾸는 소녀가 단역으로 발탁된 뒤 부상당한 주연 여배우를 대신해 무대에 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스타로 탄생한다는 이야기다. 어떤 이들은 ‘구닥다리’, 또 어떤 이들은 ‘뻔한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지만 사실 이런 해피엔딩 스토리는 쉽게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글 쓰는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인생의 심오한 의미를 담은 듯한 형이상학적인 작품을 쓰는 게 훨씬 쉽다. 작가 혼자만 만족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신데렐라 스토리를 매끈하게 엮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수많은 관객을 만족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42번가]는 화려한 탭댄스를 스토리가 뒷받침해야 한다. 춤의 비중을 살릴 수 있는 쉽고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여야만 한다.

화려한 탭 댄스를 뒷받침하는 매끈한 스토리


▎다이내믹한 군무가 펼쳐지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 장면. / 사진:CJ E&M
1930년대 대공황기, 스타의 꿈을 안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상경한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아가씨가 있다. 주인공 페기소여다. 페기가 뉴욕 타임스퀘어 근처 42번가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페기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 줄리안 마시가 재기를 위해 준비 중인 야심작 [프리티 레이디(Pretty Lady)]의 오디션에 나가려고 한다. 청운의 꿈을 안고 왔지만 시간에 늦어 그만 오디션을 보지 못한다.

낙담한 페기는 우연히 코러스 걸들을 만나고, 그들은 페기를 위로하며 한 번 춤을 춰보라고 한다. 마침 곁을 지나가던 연출가 마시가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고, 그녀를 코러스로 전격 발탁한다. 이런 사이 주인공 역에 왕년의 스타 도로시 브록이 캐스팅된다. 떨어진 인기와 나이를 인정하지 않는 브록은 고집 세고 오만한 성격으로 페기의 젊음과 재능, 순수함과 대비되는 인물이다.

보잘것없는 단역이지만 페기는 가슴이 설렌다. 그러나 공연 개막을 이틀 앞두고 뜻밖의 대형사고를 친다. 연습하다 실수로 도로시를 넘어뜨리고, 그 사고로 도로시는 공연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게 빌미가 돼 페기는 전격 해고된다.

실의에 빠진 페기는 고향행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가지만 연출가 마시는 그간의 연습 과정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도로시를 대신할 수 있는 배우는 페기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울러 그녀를 향한 뜨거운 감정이 가슴 속에서 샘솟고 있음을. 기차역으로 달려간 마시는 [42번가]의 유명 넘버인 세레나데 ‘브로드웨이의 자장가(Lullaby of Broadway)’를 부르며 페기를 설득한다. 고민하던 페기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로써 ‘완전 초보’ 신인이 단번에 프리마돈나의 자리에 오른다.

극장으로 페기를 데려오긴 했지만, 이틀밖에 시간이 없다. 연출가 마시의 지도를 받아 후다닥 대사를 외우며 탭 연습을 하는 페기의 하드트레이닝 과정이 코믹하고 빠르게 묘사된다. 탭댄스 연습 장면이 재미있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나요?”라고 페기가 보여주면 “아냐, 그게 아니야!”라고 마시는 짜증을 낸다.

그러나 페기는 곧 능숙하게 탭 동작을 따라 한다. 마시는 첫 공연을 앞두고 패닉에 빠져있는 페기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풋내기로 무대에 나가지만 돌아올 때는 스타가 돼 있어야 해. 너를 보고 있는 수천 명의 코러스를 위해서라도 넌 꼭 성공해야 해.” [42번가]의 명대사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선 페기는 멋지게 공연을 마치고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신데렐라의 탄생이다.

해피엔딩 스토리는 사연 많은 주인공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여곡절을 겪다 마침내 성취한다는 패턴을 반복한다. [42번가]는 빼고 더할 것 없이 이 공식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다. 해피엔딩 스토리는 비판도 많이 듣지만 거부할 수 없는 강점이 있다. 국경을 넘어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제작자들로서는 이 점을 무시하기 힘들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해피엔딩 스토리와 화려한 탭댄스…. [42번가]의 모든 요소는 복고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있다. 스펙터클한 탭댄스는 시각적 추억을 멋지게 재현했고, 신데렐라 스토리 역시 ‘순진한’ 맛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1980년대의 관객들에게 [42번가]는 이렇게 지난날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대공황으로 삶은 곤란했지만 꿈과 낭만이 있던 시절, 뮤지컬이 한창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던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1920년대를 비판적 풍자로 다룬 [시카고]와 비교하면 복고라는 전략을 훨씬 능동적으로 발휘했다.

[42번가]가 제작될 당시 브로드웨이에는 리바이벌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뮤지컬의 전성기를 이끌던 능력 있는 작곡가와 작사가, 스태프들은 대중음악과 영화, TV로 떠나버렸고, 과거보다 제작 편수는 훨씬 줄어들었다. 신작들은 실패를 거듭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제작비용은 하루가 다르게 뛰어 제작자들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새로운 시도보다는 과거 히트했던 작품들에 눈길을 돌려야 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42번가]는 1930년대 뮤지컬 영화를 무대에 되살렸다. 뮤지컬이 황금기를 누렸던 1930년대의 이야기를 정체에 빠진 1980년대에 되살리는 역발상을 시도한 것이다.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대규모 탭 댄스를 무대 위에서 입체적으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과거 유산의 리노베이션이었다. 그 혁신은 새로운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중장년 관객의 향수를 자극했고, 젊은 세대에게는 “아, 저런 시절이 있었구나”라는 감흥을 줬다.

지난날 추억과 향수 자극하는 복고의 매력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42번가]는 굉장히 미국적인 작품임에도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 잊고 화려한 판타지에 푹 빠지고 싶은 것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42번가]는 매우 말랑말랑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볼 때마다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중요한 물음 하나가 숨어 있음을 느낀다. 바로 이 점이다.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당신은 그것을 잡을 준비가 돼 있는가?’

주인공 페기가 성공하기까지는 행운이 크게 따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게 하나 있었다. 페기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오디션을 보지 못했지만 ‘길거리 캐스팅’된 것도 준비된 배우였기에 가능했다. 긴장 속에서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도 재능을 바탕으로 엄청난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운이 없다고 말한다.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그러나 기회는 반드시 오게 돼 있다. 관건은 기회라는 ‘녀석’이 왔을 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다. 평소에 열심히 준비를 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그래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 김형중 - 공연 칼럼니스트. 연세대와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20년 넘게 공연 담당 기자로 일했고 한국뮤지컬대상과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무대예술의 경이로움을 글로 풀어내려고 애쓰고 있다. 쓴 책으로 [우리시대 최고의 뮤지컬 22]가 있다.

202202호 (2022.01.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