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Home>월간중앙>투데이 포커스

도종환 전 장관이 밝힌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관광’ 논란 

 

유길용 기자
인도 측의 문재인 대통령 재방 요청에 ‘최고위 사절단’ 답방 약속
‘황제 기내식’ 논란엔 “박근혜‧현 정부 정상 기내식과 비교해보라”
문 전 대통령도 반박 “치졸한 시비”… 김 여사 법적 대응하기로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7일 타지마할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김 여사와 동행했던 도종환 전 의원이 여권이 제기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도 전 의원은 김 여사 방문은 사전에 인도측과 조율해 계획돼 있었고, 타지마할 방문도 인도측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기내식 비용은 전현 정권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해명될 일이라고 했다. 도 전 의원은 “궁지에 몰린 정부와 여당이 국민 시선을 돌리려고 말도 안 되는 의혹을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도 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은 오는 18일 발간하는 〈월간중앙〉 7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1 셀프 초청장? 원래 영부인 참석하기로 해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국빈 방문에 동행했던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월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도 전 의원은 우선 우리 정부가 인도 정부에 김 여사 초청을 요청했다는 ‘셀프 초청장’에 관해 “외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고 했다. 김 여사가 방문하게 된 계기는 2018년 7월 한-인도 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11월에 인도를 다시 방문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11월에 UP주에서 열리는 인도 최대 등불 축제인 디왈리축제와허황후기념공원 착공식에 주빈으로 참석해달라는 거였다. 이는 디왈리축제를 세계적인 관광 콘텐트로 육성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또 허황후는 2000년 전 가야국 김수로왕의 첫째 부인으로, 인도 아유타국 공주였다는 점에서 양국의 긴밀한 교류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허황후 기념공원은 우리 정부와 인도 정부가 비용을 함께 부담해 조성했다.

모디 총리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화답했다. 하지만 귀국 후 일정을 조율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미리 정해진 일정들이 있어서 대통령이 도저히 재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도 전 의원은 “대통령 대신 영부인이 참석하자는 아이디어에 대해 인도 측에서도 동의하며 김 여사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도 전 장관에 대한 초청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내가 받은 초청장은 인도 정부가 아니라 UP주에서 보낸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투트랙으로 진행됐다는 얘기다.

인도 정부가 최고위 사절단을 요청한 배경으로 도 전 의원은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의 첨단 기술이 필요했던 인도로선 한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우리에게도 인도는 신남방정책상 중요한 시장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 타지마할 관광? 인도의 요구였다


▎타지마할은 인도 정부가 외국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관람을 요청할 만큼 자부심이 큰 인도의 대표적 유산이다. 왼쪽부터 타지마할을 관람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 트뤼도 캐나다 총리 가족,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중앙포토, 연합뉴스
‘타지마할 관광’ 논란에 대해서도 “인도 정부 요구였다”고 했다. 도 전 의원은 “2018년 상반기에 인도를 방문한 정상이 50개국쯤 된다. 거의 모든 정상회담 일정에 타지마할 방문이 반드시 들어간다”고 했다. 인도는 모든 정상외교에서 타지마할 방문을 반드시 요구해왔다는 거다. 도 전 의원은 “외국 정상이 타지마할을 방문했다는 게 비중있는 뉴스로 보도될 만큼 타지마할에 대한 인도의 자부심은 무척 크다”고 말했다. “김 여사 방문도 인도 정부 요청에 따라 본래 일정에 있던 것”이라고 도 전 의원은 밝혔다.

실제로 2020년 2월 인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타지마할을 방문한 적 있다. 2018년 3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도 타지마할을 찾았고, 같은 해 2월 인도를 국빈 방문한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부인뿐만 아니라 세 자녀까지 일가족이 타지마할을 둘러보기도 했다.

#3 기내식 비용 과다

인도 방문 당시 기내식 비용으로 6300만원을 썼다는 과다 논란에 대해 도 전 의원은 “대한항공이 터무니없이 비용을 부풀릴 이유가 없고,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예산을 승인해주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도 전 의원은 “기내에서 무슨 호화 잔치를 벌이나? 각자 자기 자리에서 음료수와 도시락을 먹었다”고 했다. 그는 “정 이상하면 박근혜 정부나 현 정부 정상 기내식비랑 비교해보면 간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상임위를 열어 관련 자료 받아 확인하면 누가 잘못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실을 숨기고 싶은 게 누구인지 뻔히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도 전 의원 설명에 따르면 당시 인도 방문단에는 외교부, 문체부, 대통령실 등 31명과 의무팀, 경호팀 등 14명, 기자 5명 등 모두 50명이었다. 이는 승무원을 제외한 인원수다. 당초 국민의힘 측에서 의혹을 제기하면서 밝힌 36명과 다소 차이가 있다.

도 전 의원은 방문 일정에 총 3억7000만원이 들었고, 그중 항공 관련 비용이 2억4000만원이라고 밝혔다. 도 전 의원은 “식당에서 먹는 게 아니고 미리 조리하고 운반하고 보관하는 등의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건 생각지 않고 전체 비용을 사람 수로 나눠놓고 얼마짜리 먹었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4 영부인 단독 외교 적절성 논란

김 여사가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고 단독으로 국빈 방문한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에 대해 도 전 의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인도 정부의 방문 요청에 ‘최고위 사절단’을 약속한 만큼 대통령 일정을 고려해 영부인과 관계 부처 장관으로 방문단을 꾸렸다는 것이다. 도 전 의원은 이후 한-인도 관계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도 했다. 도 전 의원의 설명이다. “인도 역사교과서에 한국사 소개가 2쪽 들어갔다. 중국어 대신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됐고, 관광 시 도착 비자도 일본과 동등한 혜택이 적용됐다. 또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가 건립됐고, 3개월 뒤 모디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래도 성과 없는 관광이었다고 할 텐가?”

한편 문 대통령도 5, 6일 이틀에 걸쳐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의 의혹 제기를 정면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은 여권의 공세를 “치졸한 시비”라고 일축하곤 “제발 좀 품격있는 정치를 하자”고 했다. 김정숙 여사는 자신을 근거 없이 비방한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